아침일찍 숙소에서 서둘러 나와 버스를 타고 서귀포 시내로 들어와
오늘의 숙소인 천지연 근처의 강남장여관에 짐을 풀고 근처에서 아침을 먹었다.
이 근방에 저렴한 숙소가 많이 모여있었는데 도보여행자들이 묵기에 딱 좋은 듯 싶다.
강남장여관은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가 너무 친절하시고 건물은 오래되었지만
관리를 깨끗하게 잘해서 전혀 불편하지 않다.
새로지은 멋진 인테리어의 건물과는 거리가 멀지만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편한' 숙소이다.
나중에 이불에서도 뽀송뽀송한 향기가 나서 놀라고,
세탁까지 해주신데서 또 한번 감동받고, 아무튼 우리 일행은 감동의 도가니탕에서 허우적거렸다.
1인당 만원밖에 안냈는데 이렇게 잘해주셔도 되는거야? 하며 불안해하는 우리들;
다음에 서귀포쪽에 오게되면 또 묵고 싶은 곳이었다.
마지막날에 숙소를 예약안해서 전화를 한번 했었는데 할아버지께서 오늘은 방이 없지만
일단 오면 다른 숙소를 안내해주시겠다고 하시는데서 또 한번 고마움을 느꼈다.
(그냥 다른 숙소를 구했지만 그래도 마음씀씀이가 너무 감사했다.)
원래는 6코스를 역으로 걸을 예정이었는데 막상 6코스 종점이자 7코스 시작점에 도착해서 스탬프를 찍고 나니
걸어온길을 되돌아가기가 싫어져서 -_ -; 7코스를 걷기로 계획 변경.
위의 사진은 숙소에서 7코스 시작점까지 걸어오며 만난 풍경들.
오늘도 날씨는 꾸무리~~
나중엔 비가 막막 쏟아지는데 반쯤 정신줄을 놓고 걸었다.
비바람이 그렇게 거세게 몰아치는데 기분은 왜 좋아지는지 참;
그리하여 시작한 7코스는 15.1 km 구간.
안내책자의 예상소요시간은 4~5시간이니 우리 걸음으로는 6시간쯤 걸리겠군하며 출발. ^^
외돌개는 바다 가운데 외롭게 서있다 해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거 보니까 팡아만의 제임스본드섬이 떠오른다.
혼자 똑~ 떨어져있는 것이 왠지 닮았다.
참고사진-> 초금 닮지 않았나요? ^^
<2008년 팡아만 제임스본드섬> | <2010년 제주도 외돌개> |
그런데 7코스는 사람이 정말 많다.
이때까지 만난 사람 다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확실히 인기있는 코스인듯.
무슨 리조트 산책로에 대장금 포토존이 있어서 찍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잘 어울려서 재미있다.
몸뚱이와 얼굴의 비율이 위화감이 없어서 그런가? 아주 자연스럽다.
여기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매우 많다.
좋은길을 지나 이제 흙길로 들어갈 시간.
염소가 다니던 길에 직접 삽과 곡괭이로 길을 만들었다는 수봉로는 비가 와서 바닥이 엄청 질척거린다.
지나가는 길에 해녀 체험장도 만났다. 계단있는 풀장 처럼 생긴 사진참고. ^^
7코스도 바당올레가 참 아름답구나.
맨마지막 사진은 풀꽃학사 엉으니 왈 '며느리 밑씻개'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풀꽃인데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에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해서 풀잎 대신 가시가 있는 이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는 설이 있단다. 음.. 까슬까슬하던데. 거 작명 참...;;
비가 오락가락한다. 비가 많이 오면 좀 쉬었다 가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움직였다.
풍림리조트에서 커피한잔 했는데 커피가 좀더 맛있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
편의점 커피 먹을껄.. ㅜㅠ
풍림리조트를 지나 강정포구로 향해 계속 걷는다.
비가 막막 쏟아졌다 잦아들었다 하는 통에 어느새 천하무적 등산화도 젖어간다.
강정포구에서 만난 개 중덕이. 목에 해군기지반대 띠를 두르고 있다.
이곳으로 해군기지를 옮기는 계획이 있어 온 마을에 반대 플랭카드가 붙어 있다.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천혜의 자연이 망가질수 밖에 없을텐데.. 서명 하나 보태고 자리를 옮긴다.
7코스 마지막인 월평포구까지 있는 힘껏 걷는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데 바닷가에서 유유히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 한무리.
이런날 고기가 잘 잡히는걸까?
7코스 끝났지만 8코스인 약천사까지 조금더 걷기로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좀 걷네. 10분이라더니.. 20분은 걸은듯ㅜㅠ
택시타고 다시 서귀포 시내로 왔다.
오늘의 저녁메뉴는 흑돼지 오겹살!
천지연 근처 '새섬갈비'를 가려고 했는데
(제주도 올때마다 한번씩 꼭 들렸는데 좀 비싸고 사람이 너무 많다는 단점이 있다. 버뜨 오겹살 정말 제대로임!)
택시기사님이 역시 이 근처인 '갈비나라'를 추천해주셔서 그리로 가기로 함.
오오 여긴 돼지생갈비(이름이 이게 맞는지?;)가 제대로다!!
가격도 거의 새섬의 절반수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야 ㅜㅠ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저녁을 먹다.
그나저나 신발이 다 젖어버려서 내일은 신발도 말릴 겸 쉬기로 했다.
슬리퍼 신고 서귀포 시내를 가볍게 둘러보기로 결정!
'Travel > 2010 JUL - 제주올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7.29 제주올레길 10코스 일부 (화순~상모 해녀의 집까지) (3) | 2010.08.05 |
---|---|
2010.7.28 제주 서귀포시내 및 6코스 중간스탬프지점 (3) | 2010.08.05 |
2010.7.26 제주 거문오름 트래킹 & 올레길 5코스 조금(남원~신그물까지) (2) | 2010.08.03 |
2010.7.25 제주올레길 4코스(표선~남원 中 영천사 정도까지 걸음) (2) | 2010.08.03 |
2010.7.24~25 제주올레길 1코스(시흥~광치기해변) (2) | 2010.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