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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0 JUL - 제주올레길

2010.7.25 제주올레길 4코스(표선~남원 中 영천사 정도까지 걸음)


아침먹고 1코스를 마저 걸은 관계로 버스타고 표선해수욕장 쪽으로 오니 이미 점심 때쯤이 되었다.
근처 보이는 식당에 한치물회.라는 글자를 보고 혹~ 해서 들어가서 점심 부터 먹고 시작.
식당 이름이 생각 안나는데 여기서 먹은 한치물회가 디게 맛있었다!

이날도 날씨는 여전히 꾸리꾸리~
제주도 있는 동안 해가 쨍쨍한 날은 딱 하루였음에도
내팔은 시컴디가 되었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

4코스 시작은 역시 해안올레.
그런데 같은 해안올레라도 길마다 느낌이 참 많이 달라 전혀 질리지 않는다.(아스팔트 길 제외;)
표선 당케포구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돌길을 걸어 갯늪을 지나고
걷다 보니 게스트하우스들도 몇개 보인다.
외부구조는 예쁜데 안에는 안들어가봐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 여행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올레길 때문인지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형 숙소가 많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참 신기했다. 유럽, 태국, 인도 등의 나라에 갔을 때 참 많이 묵은 형태의 숙소인데
우리나라에도 고급호텔이나 관광호텔 또는 모텔이 아닌 순수한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가 이렇게 많아졌다니!
그래서 기대가 참 컸다.
이번에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은 곳에 2군데를 경험해보니 
게스트하우스는 운영하는 주인의 마인드가 참 중요하고 인터넷 정보와 사진을 너무 믿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에 도달.



걷다보니 해안길을 지나 망오름 올라가는 중간산 올레가 시작된다.
헉헉.. 산길은 역시 힘들다. 조그만 오르막에도 반응하는 저질체력;
망오름을 올라갔다가 거슨새미를 지났다.
거슨새미는 다른 샘과 달리 한라산을 향해 거슬러 오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내려오는 길에 귤밭도 지나고 영천사로 추정되는 절도 지났다.
(아직은 귤이 새파랗게 덜익은 상태. 아~ 노지밀감 새콤달콤 정말 맛있는데~~ 가을에 와서 저아이들이 익어 있으면 너무 유혹적일것 같아!)

그런데 그 다음 지점이 삼석교인데 대체 언제 나오는겨?
걸어도 걸어도 안나온다. (우린 20대가 아니라굿~;)
우린 이미 체력이 바닥났고. 시간이 6시가 넘어 어차피 다 못걷겠고 더이상 걷는 건 무리일듯 해서 
코스를 벗어나 그냥 큰도로로 쭉~ 내려온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려 했는데 5코스 시작점 정도에 있는 예약한 숙소(ㅍㄱ게스트하우스)에 전화해보니 픽업해준다고 한다.
숙소아저씨가 오면서 숙소근처에는 식당이 없고 남원 시내에서 먹고 택시타고 오면 기본요금 거리라고 해서
남원 시내에 내렸다.
아저씨가 추천해준 두루치기집은 문을 닫아서 하루방순대와 묵은지삼겹살. 이라는 집에 가서 순대국밥을 먹다.
오오~ 돼지국밥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그담날 여기서 모듬순대와 매운갈비찜을 먹었는데 맛이 환상~~!
주인아주머니가 경상도분이셔서 우리를 매우 반갑게 맞아주셨다. 순대도 양끗 많이 주시고 ㅜ.,ㅜ
역시 맛있는걸 먹어야제~~
오늘 4코스는 요기까지 ㅋㅋ 다음에 마저 걸을 여지를 남겨둬야지!! 하고 기쁜 마음으로 접은 하루.


-이하는 이날 묵은 숙소얘기-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패스하셔도 됩니다.

아. 그런데 저녁 먹고 간 이 숙소가 인터넷 사진빨과 많이 다르다.
주인아저씨가 오빠라고 생각하라면서 어깨에 팔을 두르는데 깜짝 놀랐다. 
나중에 보니 혼자오는 다른 여자들에게도 그러는게 아닌가? 솔직히 이건 좀 아니지. 싶었으나 참았다.
뭐 친하고 싶어서 그러겠지..

그러나 여러가지를 강요하는게 있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1인당 1만5천원 내고 묵는 게스트하우스에 10만원짜리 숙소의 서비스를 바라는 손님들이 있다면서
그런 손님은 나가라고 한다며 며칠전에도 한명 나가라고 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기존에 모텔하던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로 간판만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하면서 자기가 바라는 게스트하우스의 문화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식으로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아.. 나는 쉬러온건데..ㅜㅠ

거기다 방은 찜통인데 냉풍기가 있어서 트니까 자기가 들어오기전에 틀어놨으니 틀지 말랜다.
선풍기도 없는데 이불은 겨울에 덮어도 될만큼 두꺼워서 덮을 수도 없다.
좋은 점도 있다. 픽업해주고, 코스를 추천해주고 그런 점은 고맙긴하나 너무 그것을 강요한다.
마음이 편해야하는데 마음이 편하질 않다.
사람마다 여행스타일이 다 다른건데 자기의 생각을 강요하는게 당황스럽다.

배낭을 숙소에서 숙소로 보내는 옮김이 서비스가 있는데 그것도 상업적이라고 비판하고, 그걸로 짐옮겼다고 우리에게 다음부터는 이용하지 말라고 충고까지 한다.(그게 뭐 어때서?! 좋은 아이디어구만!! 스페인에 산티아고길에도 그런 택시 서비스가 있다는데) 올레길에 풍림리조트 등의 셔틀운행도 문화를 망가뜨린다고 비판하는데(여행자로선 고맙기만 한데?! 아니면 비싼 택시나 노선도 잘 모르는 버스, 숙소의 픽업서비스에 의존해야할 것 아녀?!) 오히려 나는 그런것들이 올레길 여행을 활성화시킬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던데 여러가지로 마음이 불편하다.

나중에는 3박 예약했다가 일정과 기타 문제로 1박 취소하기로 하고 전날 얘기했더니
다른 팀과 똑같이 얘기하냐며 짜고 치는 거 아니냐고 폭언까지 퍼붓는다. 그게 손님한테 할소린지 또 한번 황당하다.
우리는 일행이 3명이라서 묵은 숙소중에 사실 제일 비싼 곳이었는데.(1박에 45000원)
서비스는 잘 모르겠다. 픽업해준것. 거문오름 택시 알선해준것. 2가지는 고마웠고 나머지는 마음 불편했다.
무엇보다 자기 숙소의 게시판에 올라온 비판글들을 삭제하는 모습을 보고 인터넷 정보란게 한계가 있구나. 싶었다.
어째 좋은 평밖에 없더라니..

20대 초중반의 혈기왕성한 학생들이라면 주인아저씨의 의도대로 게스트하우스의 문화를 만끽하며 여기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수도 있겠으나 그저 조용히 쉬기를 원하는 우리에겐 좀 안맞는 숙소였다.
우리가 그런 걸 모르고 잘못찾아간 건지도 모른다. 외국의 게스트하우스는 대게 맘편히 조용히 쉴수 있었는데. 다르네.
그래도 거기서 만난 순천에서 온 부부와 친해져서 좋은 인연을 만든것은 좋았다. ^^*
그리고 나머지 숙소는 다 괜찮았기 때문에 이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련다.
숙소를 미리 예약 해두는게 좋은 것만은 아닌듯 하다.

어쨌든 다음날은 그래서 거문오름으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