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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09 Dec - India

2010/01/01~01/02 핑크시티 자이뿌르 - 라즈만디르 영화관, 시티팰리스

버스로 아그라에서 자이뿌르로 도착. 점심즈음이었던 듯 한데. 버스스탠드가 너무 깔끔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갑자기 문명의 세계로 온듯한 느낌; 아무튼 역에서 바로 델리로 가는 버스편을 예약하다.
무지하게 비싼 볼보버스인데. 좋은거 한번 타보자 싶어서 큰맘먹고 예약.

버스로 오면서 보이는 자연풍광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 무슨 사막에 온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들고..
인도땅이 넓기는 넓다.. 우리나라가 작은건가..?; 다른 도시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 가는 느낌이다;
자이뿌르의 차츠츠와하 왕조의 마하라자가 영국의 왕세자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로 온 도시를 분홍색으로 칠해 핑크시티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는데.. 21세기의 생존전략으로 관광산업을 택하고 이런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관광 인프라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잘 구축되어 있어 인도답지 않게 편리한 구석이 많았다.

그러나 여행자로서 어디까지나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숙소 확보;
100배는 다 좋은데.. 지도는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100배지도 믿고 숙소 찾겠다고 걷다가.. 엄청나게 걸었다;;; 지도 나빠요 ㅜㅠ
어찌어찌 요행으로 파라다이스인.이라는 숙소를 찾았다. 그런데 공사중인지 영~어수선하다. 대신 가격은 450루피로 착하다.
이틀 묵기로 결정. 역시나 번잡하지 않아서 좋다.

따뜻한 물이 찔찔이긴 하지만 어쨌든 잘 나온다. 뜨신 물에 샤워하려니 감동이 밀려온다.
이렇게 좋을수가.. ㅜㅠ 이 겨울에 뜨신 물이 나온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밀렸던 빨래도 하고..(내가 한건 아니지만-_-ㅋ)

오늘 아침에 아그라의 숙소에선 화장실에서 물이 안내려가서 양동이로 물붓고.
인도는 물이 귀하고, 그래서인지 수압도 대체로 매우 약했다.
휴지도 다떨어져서.. 수도꼭지 비데로 일을 해결했더니.. 왠지 슬프다. ㅜㅠ
화장실 스타일은 인도스타일이 적응이 안된다.
제발 샤워기 하나랑 휴지 한장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던듯 ㅜㅠ
인도의 휴게소에서는 휴지를 팔지 않는다.


자이뿌르에 왔으니. 인도에서 제일 큰 영화관이라는 라즈만디르에 가서 영화 한편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을 먹고 라즈만디르로 표사러 가다.
한시간쯤 기다려서 영화표를 사는데 성공은 했는데. 
자이뿌르에서 유명하다는 라시왈라에서 라시 한잔 먹고 시티팰리스까지 릭샤를 타고 갔다.
그런데 왠지 불길한 생각에 티켓을 확인한 결과  저녁 nine 에 시작하는 티켓으로 안 표에는 noon 이라고 적혀있는게 아닌가?
으악~~ 다시 라즈만디르로 돌아가다;
왜? 왜? 왜? 이렇게 의사소통이 잘 안될까? ㅜㅠㅜㅠ

어쨌든 그렇게 해서 찾아간 영화관은. 정말 안가면 후회했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30분쯤 늦긴 했으나 내용 이해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영어대사도 왜인지 중간중간 나와서;
인도 영화란 것이 생각보다 참 재미있었다.
이런 대중영화를 마살라 무비.라고 하는데, 이 마살라무비는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
코메디로 시작했다가, 멜로도 좀 나오고, 갑자기 서스펜스물로 바뀌는가 하면,
마지막에는 감동적인 내용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춤과 노래도 좀 생뚱맞긴 하지만 나름 재미있다.
우리가 본것은 3idiots라는 제목의 코믹물이었는데, 여기 나오는 남자주인공이 여기저기 광고에서도 많이 나오더라는;

그래도 이까지 왔는데 제일 중요한 관광지는 한군데 가줘야 안되겠나. 해서 찾아간 시티팰리스.
자이싱 2세가 지은 궁전으로 그 안에 있는 만싱2세 박물관에서  왕비가 입었다는 호화로운 9km의 사리, 마호싱 2세가 영국에 가면서 갠지스 강물을 담아가기 위해 사용했다는 큼지막한 은항아리(바다를 건너면 카스트를 잃기 때문에 가져갔다고 함) 등을 볼 수 있다.  
영어로 된 오디오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해줘 소년 삐끼들이 없어서 괜히 마음이 불편할 일이 없었다. 는 좋은 점이 있다.



숙소 근처에 장신구가게가 많았는데(에버그린 골목) 그 중 친구 선물을 살까 하고 들어간 가게에서
주인아저씨 하심이 말을 참 잘해서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음식 사러간 팀과 약속만 아니었으면 짜이 한잔 마시면서 더 구경했을텐데. 살짝 아쉬웠다.

숙소에서는 태국에서 왔다는 아줌마들과 마주쳐 잠시 이야기를 했는데.
무려 우리나라 이태원에도 가본 쇼핑매니아였다는.. 나도 못가본 이태원;

도미노 피자.를 사왔길래 먹었는데 피자헛보다 훨씬 훌륭하다.
피자에 맥주가 이렇게 맛있다니 흑흑..
인도에선 슈펴에서 맥주를 안팔기에 맥주 한잔 하기 위해서도 와인숍을 찾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내일은 다시 델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