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은 무려 6시에 일어나(!) 한국어가 유창하신 철수씨의 보트투어에 참가 하다.
바라나시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보트맨 철수, 짜이집 만수, 돌가게 세창이 삼형제가 유명한데;
그중 철수씨가 가장 한국어가 유창하고 평도 좋은듯..
때로 나보다 더 고급 한국어를 구사하기도 했다-_-;
이날 아침 인원이 많아 배 2척을 띄운관계로 철수씨의 유창한 설명은 잘 들리지 않았으나
그래도 동틀때의 갠지스강은 정말이지.. 가슴이 벅차 오르는 느낌이었다.
여름에는 기온이 높아 시체가 둥둥 떠다닌다는데 추워서 그런지 다행히 부유물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바라나시에서 죽으면 목셔(탄생과 죽음의 순환에서 해방)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운구행렬을 쉬지 않고 만날 수 있는 곳이며..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었다.
화장가트에서 올라가면 있는 꼬불꼬불 골목길 어딘가에 위치한 블루라씨.
인도에서 먹은 라씨 중에 가장 맛있었고, 가장 철학적이었다
지리적 특성상 이곳에 앉아 라씨를 먹고 있노라면 운구행렬이 일상적으로 지나간다.
이른 아침에는 뜸하다가 점심때쯤 되어가면 슬슬 운구행렬이 잦아지는데 '람람싸드야헤(라마신은 알고 계신다)'를 외치며 지나가는 그 행렬도 보노라면 죽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그 행색도, 느낌도 외침의 정도도 다 다르다는게 느껴진다. 어떤 시체는 꽃으로 정성스레 장식되어 있는가하면 어떤 시체는 머리도 천으로 가리지 않고 천으로 대충 울러메었다..
바라나시에 있는 3일 내내 블루라씨에 출근도장을 찍었는데 젊은 찬찰과. 아버지가 하루종일 라씨를 만드는 모습이 왠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 했다; 이유는 글쎄.. 뭔가 말로 표현이 안되지만 바라나시에 간다면 블루라씨 가게 안에서 앉아 라씨를 한번 꼭 먹어보기를..
찬찰이 얘기해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가게에 와서 블루라씨가 어딘지 찾더란다. 그런데 그게 자기네 가게인지 몰랐단다. ㅡ.ㅡㅋ
예전에 한국인 여행자가 다녀간 다음 간판이 없는 이 가게를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는 라씨집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그 이름이 굳어져서 블루라씨가 되었다고 한다.
자기도 나중에 그 이름을 알았단다;
자기집이 블루라씬줄 몰랐다고;;
아마도 간판은 그 후에 제작한듯;
보고싶다. 찬찰과 인심좋은 아버지.
먹고싶다. 플레인라씨.
라씨도 먹었겠다. 고돌리아 거리로 다시 나가 불교의 성지인 근교의 사르나트로 오토릭샤를 타고 가다.
가는 길에 무슬림 축제행렬과 마주치다. 왠지 굉장히 압도적이다.
인도의 종교는 정말.. 우리와는 개념자체가 많이 다른 것 같다.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종교분쟁으로 바라나시의 황금사원은 힌두교인 외에는 출입을 할수가 없고 근처에 군인들도 많이 배치되어 있다.
여하튼 사르나트는 불교 4대 성지중 하나로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뒤 처음으로 설법을 편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주변에 주변 불교국들이 세운 사원들이 많았다.
사르나트의 상징 거대한 다멕스투파. 아쇼카왕 시절에 지어졌을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용도는 밝혀지지 않았단다. 다만 부처가 처음 다섯 도반에게 설법을 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함.
아쇼카왕 석주는 대부분 파괴되고 울타리에 쌓여 하단 부분만 남아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스님들이 매우 많으셔서 좀 이상하다
다른 곳에서는 스님들을 거의 볼 수가 없기에;
점심먹으러 티벳사원 근처에 있다는 티벳탄 레스토랑을 찾아가다.
우리 입맛에 꽤 잘맞는다는 뚝빠(칼국수 비슷한 것)와 뗌뚝(수제비 비슷한 것)과 모모(만두 비슷한것)를 먹어 보고 싶어서..
지도상의 위치에는 없는데 위치를 옮겼나 보다. 그 근처에서 찾았다~!
뗌뚝밖에 안된다해서 그냥 뗌뚝만 먹는데
좋다~~ ㅜㅠ
다시 오토릭샤, 사이클릭샤를 적절히 타고 돌아오는데.. 무슬림축제때문에 길이 막혀.. 이래저래 삽질하다..
그놈의 외국인가격에.. 길모르고 글자 못읽는다고-_-(길이름좀 영어로 좀 써놨으면 참 좋겠다는;;;)
바가지를 씌우지 못해 안달이다..; 안그런 릭샤꾼도 간혹 있지만.. 가끔 좀 정도가 심한 릭샤꾼도 있다;
어느정도야 이해하지만 너무 택도 아니게 벗겨먹을라 그러면 좀 황당하다;
아저씨.. 머리 벗겨져요.. 글자도 못읽는 외국인이라고 너무 씌우지 마세요 -_-;
없어진 레바까페 대신 거기 직원이 알려준 살라까페를 갔는데..
오늘 케잌은 매진이라는.. ㅜㅠ 내일 와서 꼭 먹어준다. 기다려라 케잌!
내일 다시 오기로 기약하고 숙소에서 뽀글이와 짜파게티를 먹다.
잠시 마실나간 숙소 근처 가트 마실.
아.. 좀더 있고 싶다.. 여기 장기 투숙자가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묘한 매력이 있다. 바라나시.
내일은 그 악명 높은 아그라로 갈텐데. 흑흑.
그래도 짧은 일정에 타지마할은 보고 싶기에 가긴 간다만
그리울 것 같다. 바라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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